[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김민재가 마지막 모의고사를 아쉽게 마무리했다. 김민재는 8일(한국시각) 독일 운터하잉 알펜바우어 스포르트파르크에서 열린 AS모나코와의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 출전해, 63분을 소화했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세번째 경기,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세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주전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구도를 점했음을 보여줬지만, 실점 장면의 빌미를 허용하는 등 아직까지 100%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몸상태가 아직 정상이 아닌만큼, 개막까지 빠르게 몸을 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남기며, 프리시즌을 마무리했다.
김민재는 지난 달 29일 일본 도쿄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김민재는 벤자민 파바르와 함께 중앙 수비를 구성했다. 군사훈련 여파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좋은 플레이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힘은 여전했다.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힘을 더하는 김민재만의 플레이도 선보였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미소로 화답했다. 김민재는 평점 7.5점을 받으며 바이에른 수비진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민재는 우파 우파메카노와 함께 교체돼 나왔다.
이어 2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이날도 맹활약을 펼쳤다. 포백의 왼쪽 센터백으로 나선 김민재는 그림 같은 어시스트를 올리며, 바이에른 이적 후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수비진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또 한번의 호평을 받았다.
리버풀전 활약은 기록이 말해준다. 김민재는 이날 100%의 지상 경합, 1개의 클리어링, 1개의 슛블록, 1개의 태클을 기록했다. 드리블 허용은 없었다. 공중볼 경합도 2번 시도해,1번 성공했다. 아직 100%의 몸상태가 아닌만큼, 실수도 있었다. 전반 2분 실점의 빌미가 됐다. 리버풀의 공격수 코디 학포가 바이에른 포백의 가운데를 절묘하게 파고드는 상황에서 잘 막지 못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었다.
김민재의 활약은 특히 공격에서 빛났다. 이날 45번의 터치를 기록했는데, 42번 패스 시도 중 40번을 성공시켰다. 성공률이 무려 95%였다. 바이에른에서 최고였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대단하다. 김민재는 이날 6번의 롱패스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그 중 하나가 키패스, 빅찬스패스였다. 김민재는 전반 33분 침투하던 세르쥬 그나브리에게 환상적인 롱패스를 건냈다. 40미터 이상을 전진시킨, 기가막힌 롱패스였다. 김민재의 패스를 그나브리에게 절묘하게 연결됐고, 그나브리는 수비 한명을 제친 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이날 바이에른의 첫번째 골을 뽑았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이적 첫 공격포인트였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영입하며 원했던 바로 그 플레이었다. 투헬 감독은 과거 센터백의 롱패스, 공격가담을 적극 활용한 플레이로 재미를 봤다. 지난 시즌 아쉬웠던 대목인데, 김민재 영입으로 해결이 되는 분위기다.
개막을 앞두고 치르는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 김민재는 벤자민 파바르와 함께 중앙을 구성했다. 왼쪽 센터백으로 나섰다. 알폰소 데이비스와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좌우에 섰다. 중앙에 콘라트 라이머와 레온 고레츠카가 섰고, 2선에는 세르쥬 나브리, 자말 무시알라, 킹슬리 코망이 섰다. 최전방에는 마티스 텔이 섰다. 김민재는 이날도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3개의 클리어링, 1개의 슛블록, 2개의 인터셉트, 3개의 태클을 성공시켰다. 지상 경합은 3번 시도해 모두 승리했다. 상대 드리블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였다. 파바르가 다소 아쉬운 위치를 보인 가운데, 김민재가 빌드업과 수비를 모두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자주 나왔다. 그럼에도 무난한 경기력을 보였다.
공격에서도 86번의 터치를 해, 73번의 패스 시도 중 65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89%. 평소보다는 떨어졌다. 그럼에도 1개의 키패스를 성공시켰다. 롱패스는 4번 시도해 2번을 성공시켰다. 소파스코어 기준으로 평점 6.9점으로 센터백 중에서는 최고 평점을 받았다. 마티아스 더 리흐트는 6.8점, 파바르는 6.6점을 받았다.
하지만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전반 28분 대형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줬다. 김민재가 파바르에게 패스를 준다는 것이 사이에 있던 알렉산드르 골로빈에게 향했다. 골로빈이 인터셉트한 후 날린 슈팅은 골키퍼가 막았지만 이어 미나미노 다쿠미가 밀어넣었다.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는 것은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증거고, 이는 체력적으로 확실히 올라오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김민재는 이날 왼쪽은 물론, 중앙과 오른쪽까지 커버하는 특유의 폭넓은 수비력을 자랑했지만, 체력 부담 때문인지 확실히 나폴리에서 보여준 모습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순간순간 폭넓고 재빠른 커버로 바이에른의 수비를 이끌었지만, 안정감은 과거같지 않았다. 체력적으로도 힘든 모습이었다. 김민재는 후반 18분 다요 우파메카노와 교체돼 나왔다. 김민재는 프리시즌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김민재와 함께 주전 수비수로 거론되는 더리흐트와 거의 호흡을 맞추지 못한채 마무리된 것이 아쉽다. 김민재는 파바르와의 호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보였다.
김민재는 첫 프리시즌을 마무리했다. 김민재는 지난달 19일 바이에른 선수가 됐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 5년, 등번호는 3번이었다. 김민재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에 이어 두번째로 바이에른에 입성한 한국 선수가 됐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0만유로(약 71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민재는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유로·약 1136억원)과 마타이스 더 리흐트(6700만유로·약 951억원)에 이어 바이에른 역사상 세번째로 비싼 사나이가 됐다. 김민재는 "바이에른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는 바이에른에 오는 것을 고대했다.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여기서 발전을 계속할 것이다. 그들이 나를 얼마나 원했는지는 시작부터 명확했다. 내 첫 목표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나는 가능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김민재는 팀 합류 후 곧바로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김민재는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다녀왔다. 김민재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았다. 훈련 후 10일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바이에른에 합류했다. 투헬 감독은 그토록 원했던 김민재 합류에 싱글벙글이었다. 첫 만남에 볼을 만지고 포옹을 하는 등 격하게 환영했다. 김민재도 특유의 성실한 태도로 투헬 감독의 미소에 화답했다. TZ는 '김민재가 투헬 감독의 제안을 거부한 뒤 바이에른의 롤 모델이 됐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훈련 캠프 한 가운데에 있으며, 투헬 감독의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김민재는 휴가를 더욱 즐기다 팀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먼저 팀에 합류하는 것을 택했다. TZ는 '김민재가 수비의 보스가 되 수 있도록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했고, 아시아 투어에 합류하라는 구단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김민재는 휴가를 즐기는 대신 전속력으로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군사훈련과 휴식으로 몸이 아직 정상이 아닌 김민재는 사이클과 개인훈련을 통해 서서히 몸을 만들었다.
지난달 24일 김민재는 홈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바이에른은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팀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가졌다. '팀 프레젠테이션'은 2023~2024시즌을 준비하는 바이에른 선수단이 팬 앞에서 인사를 하는, 일종의 출정식이다. 김민재는 이날 처음으로 홈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등번호 3번을 배정 받은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에 이어 등장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몬스터 민재 킴!"을 외치자 경기장을 찾은 4만5000명의 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에스코트 키즈와 함께 피치 안으로 들어간 김민재는 손을 흔들며 팬들의 함성에 화답했다. 김민재는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훈련을 소화하며, 알리안츠 아레나 적응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는 지난 2013년 바이에른의 트레블 10주년 기념행사를 겸해 열렸다. 앞서 바이에른-도르트문트 레전드 맞대결이 펼쳐졌고, 바이에른 여성팀 선수들도 등장해 팬에게 인사를 전했다.
김민재는 이후 아시아 투어에 합류했다. 당연히 데뷔전은 연기됐다. 25일 독일 스포르트1은 '김민재의 데뷔가 연기됐다. 새 얼굴 김민재의 첫 경기는 조금 더 기다려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김민재를 보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김민재는 지난 주에야 훈련을 시작했다. 이전까지 한국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투헬 감독도 역시 일본 도쿄 도착 후 가진 인터뷰에서 "아직 우리와 자주 훈련할 수 없었다. 나는 그가 우리를 도울 것이라고 확신한다. 내일 경기는 아직 이르기 때문에 아마도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 역시 TZ와의 인터뷰에서 "빠르게 몸상태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체력을 올려놓아야 한다. 빨리 뛰고 싶지만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는 예고대로 26일 '유럽챔피언' 맨시티와의 일전에 나서지 않았다. 바이에른은 이날 수비진에 문제를 드러냈다. 투헬 감독은 예상보다 빠르게 가와사키전에 김민재를 출전시켰고, 빠르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투헬 감독은 가와사키전 후 "김민재가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적으로도 좋은 경기를 펼쳤다. 우리와의 첫 번째 경기였는데, 매우 만족한다"며 "그는 매우 열심히 훈련하며,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바이에른은 AS모나코전을 끝으로 프리시즌을 마무리했다. 4대2로 승리하며, 프리시즌 3승1패를 기록했다. 바이에른은 전반 29분 김민재의 실수에 이어 미나미노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바이에른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31분 라이머가 정확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41분에는 무시알라가 역전골을 터뜨렸고, 전반 종료직전 그나브리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스코어를 3-1로 벌렸다. 바이에른은 후반 시작과 함께 더리흐트와 르로이 자네를 투입했다. 후반 4분 텔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경기를 주도했지만, 후반 16분 미나미노에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다시 실점했다. 벤 예데르가 성공시켰다. 바이에른은 24분 자네가 코망의 패스를 받아 이날 경기의 마지막 골을 성공시켰다.
프리시즌을 마무리한 바이에른은 본격적인 시즌에 들어선다. 13일 홈에서 라이프치히와 슈퍼컵 경기를 치른다. 바이에른은 리그 우승, 라이프치히는 DFP포칼을 차지했다. 이날은 김민재가 이적 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 수 있는 경기다. 2023~2024 분데스리가 개막전은 19일 베르더 브레멘 원정경기다. 김민재의 본격적인 출발이 임박했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076&aid=000404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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